정선모 대표, 도서출판 SUN 통해 ‘기록과 출판의 가치’를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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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8.2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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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인터뷰〕
 
작가에서 출판인으로…도서출판 SUN 정선모 대표가 말하는 책과 사람, 그리고 출판문화
 
디지털 기술과 짧은 영상 콘텐츠가 일상의 중심으로 들어온 시대다. 사람들은 점점 짧은 글에 익숙해지고, 책을 읽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누군가는 자신의 생각과 삶을 한 권의 책으로 남기고 싶어 한다.
 
도서출판 SUN의 정선모 대표는 바로 그 지점에서 책의 의미를 찾는다. 1989년 월간 《한국시》를 통해 등단한 수필가이자 출판인인 그는 오랜 시간 글을 써왔고, 이제는 다른 사람의 삶과 철학까지 책으로 세상에 내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 도서출판 SUN을 이끌며 에세이와 자서전, 자기계발서 등 다양한 출판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디지털문인협회 영남본부 공동문집 《길에서 만난 풍경들》 출간에도 참여하는 등 문학과 출판 현장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도서출판 SUN은 스스로를 ‘한 사람의 철학과 가치를 설계하는 북 브랜딩 전문 출판사’로 소개하며,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예비 저자들을 위한 코칭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정선모 대표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책의 가치와 출판문화의 미래, 그리고 출판인이 바라보는 사람의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을 알기에, 책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Q. 작가로 활동하다 출판인의 길까지 걷게 됐다. 출판은 정 대표에게 의미는?
정선모 대표
“저는 오랫동안 글을 써왔습니다. 직접 원고를 쓰고,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외로운 일인지 알게 됐습니다. 책을 만드는 일은 단순히 원고를 받아 인쇄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오랜 시간 살아오면서 쌓아온 경험과 생각, 그리고 철학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전달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출판인이 된 이후에도 늘 작가의 마음으로 책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좋은 책은 편집자나 출판사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저자와 출판인이 서로 신뢰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결과물입니다”
 
정 대표는 1989년 문단에 등단한 이후 《빛으로 여는 길》, 《지휘자의 왼손》, 《바람의 선물》, 《아버지의 기둥》, 《너를 위한 노래》 등 수필집을 펴냈다. 한국수필문학상과 신곡문학상, 한국산문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활동도 이어왔다.
 
 
▲책 한 권은 가장 오래 남는 자기소개서입니다.
Q. 도서출판 SUN은 ‘책도 하나의 작품이며 최고의 명함’이라는 철학을 강조하고 있는데 의미는?
정선모 대표
“사람들은 명함을 만들고 홈페이지를 만들고 자신의 경력을 소개합니다. 하지만 한 권의 책만큼 그 사람을 깊이 있게 보여주는 것도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인이라면 자신의 경영 철학을 책으로 남길 수 있고, 교육자라면 평생의 교육 경험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자신만의 삶의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책이 단순한 출판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브랜드이자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명함은 버려질 수 있고 인터넷의 정보도 사라질 수 있지만, 책은 남습니다. 그래서 책은 한 사람의 삶을 증명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도서출판 SUN은 사진 자서전과 에세이, 여행기, 자기계발서, 사보와 잡지 등 다양한 출판물을 제작하며,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작가 코칭 시스템도 운영해 왔다.
 
 
▲유명인만 책을 내야 한다는 생각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Q. 최근에는 일반인들도 자신의 인생을 기록한 책을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흐름을 어떻게 보나?
정선모 대표
“저는 아주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꼭 유명한 사람만 책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살아온 이야기가 있고, 그 안에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경험과 지혜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30년, 40년 동안 한 분야에서 일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록할 가치가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책이 될 수 있고, 한 기업을 일군 창업주의 경험도 훌륭한 기록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나는 글을 잘 쓰지 못하니까 책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글을 잘 쓸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정리하고, 하나의 책으로 완성하는 것이 출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AI 시대일수록 인간의 이야기는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Q. 인공지능과 디지털 콘텐츠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출판업계 변화는?
정선모 대표
“변화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사람들의 독서 방식도 달라지고 있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런 시대일수록 인간의 이야기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AI가 많은 정보를 만들어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기쁨과 실패, 가족과의 기억, 삶의 현장에서 얻은 깨달음까지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출판도 단순히 책을 많이 찍어내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누구의 이야기를 어떻게 발굴하고, 어떤 독자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정 대표 역시 최근 공동문집 작업에서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와 활자가 지닌 의미를 작품 속에서 다뤘다. 도서출판 SUN은 2026년 8월 한국디지털문인협회 영남본부 소속 작가 21명이 참여한 《길에서 만난 풍경들》을 출간했다.
 
 
▲좋은 책은 결국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Q. 대표님이 생각하는 좋은 책의 기준은 무엇인가?
정선모 대표
“화려한 문장만으로 좋은 책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글의 완성도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입니다. 독자는 생각보다 정확합니다. 억지로 꾸며낸 이야기는 오래 남지 않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이야기한 글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제가 책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그 부분입니다. 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합니다”
 
정 대표의 수필집 《우는 방》 역시 코로나19 시기를 견뎌낸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책에는 주변의 사람과 사물에 대한 애정, 그리고 일상에서 발견한 감정과 성찰이 담겼다.
 
 
▲출판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입니다.
Q. 종이책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출판문화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정선모 대표
“출판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변화할 뿐입니다. 과거에는 많은 책을 만들어 서점에 공급하는 것이 출판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독자와 저자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출판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소량 출판도 가능하고, 전자책과 오디오 콘텐츠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기록하는 출판도 늘어날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매체가 아닙니다. 어떤 이야기를 남길 것인가가 더 중요합니다. 책의 형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고 싶어 합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고 공감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한 권의 책이 누군가의 인생에 작은 빛이 되기를
Q. 앞으로 도서출판 SUN이 그리고 있는 방향은?
정선모 대표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싶습니다. 이미 유명한 사람의 이야기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묵묵히 살아온 사람들의 삶도 기록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인생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다른 사람이 배우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단순히 책을 제작하는 출판사가 아니라, 한 사람의 경험과 철학을 함께 발견하고 그것을 가장 좋은 형태의 콘텐츠로 만들어가는 출판사가 되고 싶습니다. 책 한 권이 세상을 크게 바꾸지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들이 모이면 결국 사회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작가와 출판인, 두 개의 길에서 만난 ‘책’
정선모 대표의 이력은 작가와 출판인이라는 두 개의 길로 이어진다. 한쪽에서는 자신의 문학 세계를 글로 표현해 왔고, 다른 한쪽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을 책으로 세상에 내놓고 있다.
 
1989년 문단에 등단한 이후 수필가로 활동하며 여러 작품을 발표했고, 현재는 도서출판 SUN을 통해 ‘책을 통한 기록과 브랜딩’이라는 새로운 출판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짧고 빠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정선모 대표가 여전히 책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도서출판 SUN은 사진 자서전과 에세이, 여행기, 자기계발서, 사보, 잡지 등 다양한 분야의 출판물을 제작하는 전문 출판사이고 단순히 원고를 편집하고 인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경험과 전문성, 철학을 한 권의 책으로 구현하는 데 출판의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글을 쓰고 싶지만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예비 저자들을 위해 작가들의 코칭 시스템을 운영하며 ‘책을 내고 싶은 사람’과 ‘책을 만드는 과정’을 연결하고 있다.
 
책은 단순한 종이 묶음이나 상품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생각을 오랫동안 기록하는 결과물이다. 명함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고 온라인 프로필 역시 수많은 정보 속에서 쉽게 묻힐 수 있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은 저자의 이름과 생각, 경험을 오랜 시간 담아낸다. 이런 점에서 도서출판 SUN이 말하는 ‘최고의 명함’은 단순한 홍보의 의미를 넘어 한 사람의 정체성과 삶을 기록하는 또 하나의 문화적 자산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한 사람의 삶은 한 줄의 정보로 설명할 수 없고, 한 권의 책은 그 삶을 가장 오래 기억하는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선모 대표는 오늘도 원고 속에서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있고 그 목소리가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남을 수 있도록, 작가와 출판인 사이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출판의 지평을 만들어가고 있다.
 
 
정선모 작가 겸 출판사 대표 프로필
 
◉도서출판 SUN 대표
◉출판인·수필가 (현, 작가)
◉등단 : 1989년 월간 《한국시》
◉주요 활동 : 문학 창작 및 출판·문화 활동
◉주요 저서 : 《빛으로 여는 길》, 《지휘자의 왼손》, 《바람의 선물》, 《아버지의 기둥》, 《너를 위한 노래》, 《우는 방》 등
◉수상 : 한국수필문학상, 신곡문학상, 한국산문문학상,현대수필문학상 
◉주요 경력 :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등 문단 활동
◉출판 활동 : 에세이, 수필, 자서전, 자기계발서, 여행기, 사보·잡지 등 다양한 분야의 출판물 기획·제작 등
 
한편, 도서출판 SUN의 대표이자 수필가인 정선모 작가는 수필집 『너를 위한 노래』로 제37회 현대수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았다. 이를 통해 정선모 작가는 한국 수필문단에서 꾸준한 창작 활동과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으며 명실상부한 중견 작가로 자리매김했다.『너를 위한 노래』는 정선모 작가의 주요 수필집 가운데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현대수필문학상'은 1977년부터 이어져 온 국내 대표 수필문학상 가운데 하나로, 피천득을 비롯해 이희승, 김소운, 김태길 등 한국 현대수필을 대표하는 문인들이 역대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오랜 전통과 권위를 지닌 문학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터뷰=내외매일뉴스·내외매일신문 방명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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